안녕하세요, hyek입니다.
앞으로 몇 편의 글에서는 색채학을 조금 더 인문적으로 다루어볼까 합니다.
오늘은 색채의 언어적 의미에 대해 알아볼게요.
우리는 눈을 뜨고 있는 순간 뿐 아니라, 눈을 감고 있는 순간에도 색을 느끼고 색을 보며 그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만큼 색은 우리 생활 속에 있으며, 우리에게 모든 사물을 느끼도록 해주는 중요한 도구이죠.
‘색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과 대답은 기원 전부터 논의되어 왔던 것으로,
수많은 문헌을 통해 관찰되었습니다.
동서양의 ‘색의 의미와 어원’
우선, 색이라는 말부터 살펴보면, 우리말로는 ‘색’이며 한자로는 ‘빛 색(色)’ 입니다.
한자어의 뜻이 '빛'으로 정의되어,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한자어를 쓰는 동양권에서도 색의 정의를 '빛'으로 하였습니다.
<우리말 중의 색>
우리말 중 색과 관련되어 쓰였던 단어를 살펴보면 넓은 의미의 빛이 있고,
‘안색, 기색’ 등과 같이 감정을 수반한 단어와 ‘이색적, 추월색, 경색’ 등 경치를 서술하는 단어,
‘여색, 주색’ 등 성에 관계된 것, 그리고 '각양각색' 등 종류를 나타내는 단어가 있습니다.
구어체에서는 색깔, 빛깔 등을 같은 의미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우리말에서의 색은 빛과 관계가 있으며,
'사물의 여러가지 현상'을 표현하는 말로 쓰였고
'성격이나 종류의 다양함'을 표현할 때도 사용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자(불교)에서의 색>
한자의 색(色)을 보면 사람 인(人)과 마디 절(節)의 본자의 결합입니다.
즉, 얼굴의 표정과 마음의 상태를 나타냅니다. 여기에는 불교적 해석도 동반합니다.
색은 불교의 오온(五蘊)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오온이란 인간의 육신과 정신을 표현하는 요소,
또는 우주 만유를 구성하는 다섯 가지 기본 요소를 뜻하며, 색(色), 수(受), 상(想), 행(行), 식(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중 색은 흔히 '물질'이라고 번역합니다.
색에는 눈에 보이는 색채인 현색(顯色)과 형태를 의미하는 형색(形色)이 있으며,
빛을 발하는 것 그 자체를 말하기도 합니다.
<서양권에서의 색>
영어에서의 색은 Color 혹은 Colour로 표기하며, 우리말 표기는 컬러, 독일어는 Farbe입니다.
기타 외국어로는 Couleur(프랑스어), Färg (스웨덴), Kleur(네덜란드), Väri(핀란드) 등이 있죠.
Color의 고어는 Colos로 ‘덮다, 가리다’의 뜻이 있습니다.
또한 인도 유럽어계에서는 Kel이 어원으로, ’숨기다, 가리다’의 뜻이 있습니다.
언어적으로는 '물체에 숨겨져 있는 그 무엇'을 가리키기도 하고,
'빛이 있기 전까진 특성이 숨겨져 있다가 빛으로 인해 드러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Color는 또한 명사, 동사에 모두 해당되어 색을 칠하는 행위를 말하기도 하고,
형상(Shape)이나 성격(Character)의 의미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전적 의미로는 색조(Tint)도 포함하고 있죠.
영어권에서의 색은 ‘본래의 모든 물질, 물체’를 뜻하는 동양적인 의미와는 다소 다른 면이 있습니다.
동양권이든 서양권이든, 색이 모두 빛과 관계가 있고,
사물에 내제된 성격이나 특성, 다양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빛과 모든 물체'를 뜻하면서 의미의 폭이 넓은 동양의 색 개념이
색의 원리를 이해하는데 더 유용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었던 색의 일반적 정의인 ‘빨강, 파랑 등의 색 이름과 관계된 것’은
색의 분류 중 색상명을 이르는 것으로 협소한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색음현상 : 보지 않아도 색을 느끼다
색은 눈으로 보아서, 또는 반드시 경험해야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색을 시각적으로 경험했던 사람은 소리나 다른 자극에 의해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이것을 공감각에 의한 <색음 현상> 이라고 합니다.
일찍이 뉴턴(Issac Newton :1642~1727)이나 괴테(John Wolfgang von Guethe :1749 ~ 1832) 등
색채 연구의 선구자들에게서도 언급된 적이 있습니다.
<물리적 의미와 인문적 의미의 색>
'빛'은 한자의 '색'과 같은 의미이지만, 물리적인 의미의 빛은 <가시광선의 영역>을 말합니다.
인문적 의미의 빛은 '어둠을 밝히는 존재', 즉 '사물을 정확하게 보이도록 하는 주체'를 말합니다.
‘빛은 색이다.’라고 정의한 것은
빛을 <사물의 표면과 형태를 정확하게 보이도록 하는 주체>로 생각한 개념입니다.
색채(色彩)는 색(色)과 다르다?
색채는 앞에 말한 ‘색’이 ‘무늬’로 형상화되거나,
‘아름답고 곱게 색이 칠해진 것’을 말하며, ‘색을 무늬화해서 배색해 놓은 것’입니다.
색에서 발견되지 않는 감성적인 느낌과, 색이 인간에게 주는 느낌을 서술할 때 색채는 사용됩니다.
따라서 색학과 색채학은 분명히 영역 상 구별됩니다.
<색학>은 혼색계의 영역이거나 미학과 관련된 철학적인 의미를 갖지만,
<색채>는 인간과 관계된 형상학적이고 예술적인 부분이 많습니다.
<색학>은 비감성적 분야의 혼색계와 색관리 영역이 주된 분야이며,
<색채학>은 현색계와 배색 등이 관계된 예술적 영역을 포함합니다.
따라서 색을 '객관적인 측정을 통해 물리적 대상'으로 관찰하느냐,
또는 '감성적이며 예술적으로 바라보느냐' 하는 목적성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저희가 말씀드리는 ‘색’ 또한 예술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를 다루다 보니,
‘색채학’으로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답니다. :)
빛깔(=색깔)의 의미
색과 색채가 다르다면, 또 빛깔은 무엇이 다를까요?
빛깔은 빛이 사물에 비춰 드러난 물체의 성격을 말합니다.
우리는 어떤 특정 사람의 집단이나 사물의 성격을 이야기할 때, ‘색깔 있는 집단’이라고 흔히 이야기 하죠.
여기서의 ‘깔’은 집단의 특성, 즉 ‘개성’을 의미합니다.
‘빛깔이 곱다’, ‘빛깔이 좋다’라는 표현은 그 대상의 ‘보여진 상태가 좋다,
또는 내 마음에 든다’ 등으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저희 블로그도 빛깔이 꽤나 좋은가요? :)
마음에 드셨길 바라며, 다른 글로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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