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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학

의학과 연금술의 색

by hyyek 2022.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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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날의 미신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은 개인적인 믿음이나 징크스가 있습니다.
검은 고양이와 극장에서 비치는 노란 빛을 무서워하는 사람, 파란색 의상을 입는 신부가 있죠.

영어에는 색채와 관련된 용어들도 많습니다.
예를 들면 blackguards(불량배)라든지 red-letter days(기념일), blue gloom(우울함) 등의 용어가 있으며, 질투는 녹색, 분노는 자주, 입맛은 갈색, 이교도는 노랑 등을 상징하는 등등 입니다.
어떤 의사들은 주홍색 소매 없는 망토를 입었고, 빨간 플란넬 천은 성홍열과 인두염에 사용되었죠.

버지 Budge의 말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빨간 벽옥, 빨간 파양스faience 도기, 빨간 유리로 만들어진 상당수의 고리가 이집트 무덤 속에서 발견되었다. 이들 모두에는 새겨진 글은 없었고 구멍이 하나씩 뚫려 있었다. 어떻게, 왜 그것이 사용되었는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것들에 대한 최근의 견해로는 적과 싸워야 할 일이나 의무를 지닌 군인들이 부상을 방지하고, 만약 상처를 입었다면 피를 멈추게 하는 부적으로 착용했다고 보는 것이다. 혹은 여자들이 하혈을 막기 위해 그것들을 착용했을 수도 있다."


2. 현대 의학의 기원

"의사들이 색에 관심을 가지다"

히포크라테스


현대 의학에서는 대개 히포크라테스 (Hippocrates : 기원전 4602-5707)를 창시자로 봅니다.
그는 신비로운 면보다는 인간의 습관과 식성, 심장의 박동 그리고 피부의 '흰색'에 더 관심을 보였고,
인간의 질병들에 대해 진단적이고 과학적인 태도를 확립했습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수많은 의과대학 졸업생들은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맹세하죠. 서기 1세기 경에 아우렐리우스 코넬리우스 셀수스 Aurelius Comelius Celaus는 의학에 관한 8권의 책을 저술했습니다.
그의 색에 관한 태도는 비술적이라기보다는, 실용적이고 합리적이었습니다. 약은 ‘색’을 염두에 두고 처방되었죠.
제비꽃 • 붓꽃 • 수선화 • 장미 • 백합과 같이 다양한 꽃과 검정 • 녹색 • 빨강 • 흰색의 고약들이 색에 따라 처방되었습니다.

그는 빨강에 대하여 "거의 모든 빨간색의 고약은 환자의 상처를 보다 빨리 아물게 한다." 라고 기록했으며, 노랑에 관해서는 붓꽃 기름을 섞어 만든 샤프란 꽃가루 연고는 수면을 유도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는데 작용한다."라고 했습니다.

갈랜 Cialen(130?-20?)은 유명한 로마 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 왕실의 의사였습니다.
그는 약 500여 개의 논문을 썼으며, 교수로서 강연과 실험, 해부를 했죠. 사실상 의학계에서 그의 권위는 수세기 동안 논쟁의 여지가 없는 절대적인 것이었습니다. 갈랜은 <색>에 흥미를 가졌으며 다음과 같이 선언하였습니다.
"나는 생명의 나무에서 만든 흰색의 연고를 발라 치료해 왔다."

색의 변화는 질병의 진단에 매우 중요하였습니다. 다음은 그가 던진 질문 중 하나입니다.

"피가 뼈로 바뀌기 위해서는 우선 피가 하얗게 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뼈로 바꿀 수 있단 말인가?
또 빵이 피로 바뀌기 위해서는 단계적으로 빵의 흰색소를 분해시켜서 빨간 색소를 얻지 못한다면, 어떻게 피가 될 수 있겠는가?"



중세 암흑시대에는 의학 발전의 중심지가 로마로부터 이슬람 세계로 건너갔습니다.
삶의 대부분을 페르시아에서 보낸 아라비아인 아비세나 Avicenna (980~103?)는 그 시대의 걸작이라 일컬어지는 「의학의 규범 (Canon of Medicine)」 을 저술했으며, 그 책으로 인해 그는 중세까지 대단한 명성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의 저서 곳곳에서 색에 관한 내용을 찾을 수 있죠. 머리카락과 피부색 • 눈동자 • 소변 • 배설물의 색깔은 질병의 진단에 매우 중요했습니다. 또한 색채와 인간의 기질 • 신체의 건강상태와 관련시킨 도표를 개발하였죠.
이전의 다른 의사들과 마찬가지로, 체액, 곧 몸 속의 유동체에 많은 관심을 가졌는데, 그는 아래와 같이 기술합니다.

"심지어 상상력 • 감정상태 그 밖의 인자들에 의해 체액이 움직인다.
빨간 물체를 열심히 응시하게 되면 이것은 피를 함유한 체액을 움직이도록 유도하게 되는 것이다.
코피를 자주 흘리는 사람에게 빨간색 물체를 보여주는 것이 좋지 않은 것도 바로 이 이유 때문이다."


파란색은 체액의 흐름을 진정시킵니다. 선대의 셀서스와 마찬가지로, 그는 치료, 방법을 연구하는데 꽃을 자주 사용했습니다.
빨간 꽃은 혈액에 관한 병을 치료하는데 쓰였고, 노란 꽃은 간장의 병을 치료하는데 사용하였습니다.


3. '신비'로의 회귀

"연금술사들이 색을 기록하다"


질병에 대해 객관적이고도 순수하게 과학적 증거를 밝히기 위한 연구라고 할 수 있는 히포크라테스, 셀서스, 갤런, 아비세나의 논리는 중세 동안에는 빛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대신에 신 • 철학 • 자연법칙의 신성한 힘과 조화에 관하여 말하는 '신비주의자'와 '연금술사' 부류들이 전면에 나서게 되었죠.

의학사에서 색에 대한 짧은 역사에 적절한 인물은 파라셀서스 Paracelsus(1493-1541) 입니다.
그는 공개적으로 갤런과 아비세나의 연구 업적들을 불태워버리고, 질병이 자연과의 부조화 때문에 생긴다고 선언했습니다.

인간은 물리적인 육체와 도덕적인 몸, 영체(사람의 몸 속을 자유로이 출입할 수 있고 죽은 뒤에도 살아남는다고 함), 자아 그리고 초자아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태양은 심장을 통제하고, 달은 두뇌를, 토성은 지라를, 수성은 폐를, 금성은 신장을, 목성은 간을, 화성은 쓸개를 통제합니다. 인간의 몸은 염분 • 유황 • 수분 등이 혼합되어 있으며, 만약 이들의 균형이 깨질 경우 질병이 곧 뒤따르게 됩니다.

연금술사의 실험실, by. Heinrich Khunrath


파라셀서스의 천재성과 권위는 곧 유럽 전역에 퍼지게 되었습니다.(그는 여전히 오늘날 신비론자들 중의 한 사람으로 존경받고 있죠.)
그는 기도 • 음악 요법 • 색채 요법 • 부적 • 허브 열매 사용, 식이요법 또는 사혈, 하제를 사용함으로써 환자를 치료하였습니다. 철학가들의 핵이었던 연금술은 '불로장생의 영약'과도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현대 과학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연금술에 관한 대표적인 연구자로서는 로저 베이컨 Roger Bacon • 벤 존슨 Ben Johnson • 알베르투스 마그누스 Albertus Magnus • 토마스 아퀴나스 Thomas Aquinas • 니콜라스 프라멜 Nicholas Famd • 레이몬드 룰리 Raymond Iully • 야곱 봄 Jacol Bohme 그리고 앞서 말하였던 파라셀서스를 꼽을 수 있습니다.
연금술은 금속을 변화시키는 것에 주력을 두었는데, 그것은 어쨌든 신화적이고 신비론에 근거를 둔 '과학'이었습니다.



연금술이 남긴 것

오늘날 연금술에 대한 뛰어난 필사분과 대서적들이 남아있는데, 이들은 심리학자 칼 융의 구미를 당기게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가 '집단 무의식'이라고 명명한 것과 관련있는 심오하고 영적인 계시로 가득차 있기 때문이었죠.
그것은 우주의 신비, 천국과 지옥 그리고 인류의 재생과 같은 것입니다.

연금술에는 <색>에 관한 자료가 풍부합니다. 주요 색상으로는 검정 • 흰색 • 금색 그리고 빨강입니다.
독수리 • 도롱뇽• 사자 • 까마귀 • 비둘기 • 백조 • 공작 • 꽃 뿐 아니라 7개의 행성과 관련된 7가지 금속이 있는데, 그들은 모두 아름다움과 상징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연금술사들의 언어는 은유적으로 표현되어 있어, 그 의미는 단지 그 비법을 전수받은 사람들에게만 알려져 있죠. 모든 성취와 업적 중에 가장 위대한 것은 진정한 불로장생의 영약 • 붉은 돌 • 황금의 음료이며, 이러한 것들은 영원한 생명을 주고 질병으로부터의 해방을 가져올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오늘날 연금술사들의 꿈은 플라스틱과 귀금속이 만들어지고, 전기 에너지와 원자핵 분열 에너지의 놀라운 응용으로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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